- 부농의 꿈 이룬 도문의 조선족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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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0.29 20:45 입력
'새마을운동'으로 마을 면모 일신
길림성 ‘위생·생태 모범촌’ 영예도
[시사중국] “농촌을 잘 건설해 놓으면 떠난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기 마련입니다.”
이농현상 심화로 공동화(空洞化) 위기에 처한 중국 연변의 농촌에서 주민소득 증대, 이탈자 속속 귀환 등으로 주목받는 마을이 있다.
지린(吉林)성 투먼(圖們)시 웨칭(月晴)진 수이커우(水口)촌은 주민 170명 중 대부분이 출국하거나 대도시로 떠나고 노인, 병약자, 장애인 등 25명만 남아 적막감마저 감돌던 이른바 깡촌이었다.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인접한 지리적 특성상 조선족 인구가 98%에 달하는 이 마을은 90년대 중반 부임한 김광수(53) 촌민위원회 주임의 강철 같은 의지 덕분에 ‘신천지’로 변했다.
또 경제작물 재배로 주민 소득이 급증하자 베이징, 한국 등지로 떠났던 주민들이 대거 귀환해 중국 전역에서 주목받는 등 상전벽해의 모습이라고 재중동포 매체 길림신문 인터넷판이 17일 전했다.
김 주임은 마을을 살 만한 곳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로 지난 5∼6년간 초가집 69호를 개조해 기와집 100% 목표를 완성한 데 이어 주택 담을 보수하고 큰길과 골목에 가로등을 설치했다. 정자, 화장실, 운동시설, 도서실 등도 세워지고 쓰레기 청소차가 다니는 등 생활환경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아버지 없이는 살아도 장화 없이는 못 산다”는 말이 회자할 정도로 폭우·폭설 때면 다니기조차 어렵던 마을 길이 가가호호 마당에까지 시멘트로 포장된 것도 수이커우촌의 큰 자랑거리다. 그는 이 마을 주임을 맡아 2년간 검토 끝에 1998년부터 양식 농사 위주의 전통적인 재배구조를 대담히 바꿔 고추, 참외, 수박, 무·호박 종자 등 경제작물을 심었더니 농가 수익이 날로 증대됐다.
급기야 쑨정차이(孫政才) 지린성 당서기가 직접 찾아와 격려하기도 했다. 지난 7월 연변일보도 86가구에 305명이 살고 있는 수이커우촌이 지난 2006년 이래 ‘성급 위생촌’ ‘생태촌’ 등에 선정되는 영예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연변조선족자치주 정부는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아 당위원회, 연변라디오영화TV방송국과 공동으로 연변의 첫 독자 투자 영화인 해란강변의 벼꽃향기(海蘭江畔稻花香)를 제작하면서 수이커우촌을 촬영장으로 선택했다.
한국에서 5년간 돈을 벌고 돌아왔다는 허광휘 씨는 김 주임이 마을을 멋지게 탈바꿈시켰다면서 “그를 ‘우리 촌주임’이 아닌 ‘내 촌주임’으로 부를 정도”라고 말했다.
김 주임은 어렵게 일궈 놓은 모범촌의 운영 구상을 뒷받침해줄 후계자 5명도 양성하는 등 미래 발전 계획도 마련해둔 상태다. “이 가운데 4명이 지금 한국에서 견식을 넓히고 있는데 내년에 돌아오고 외지로 떠났던 촌민들이 대거 귀향하겠다는 소식을 보내왔습니다. 주민들이 새 사업 구상을 제시하면 전폭 지원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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