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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개 업종에 취업 가능한데 3개에 몰려’

차이나소식통 2012. 5. 29. 14:49

‘36개 업종에 취업 가능한데 3개에 몰려’
대부분이 제조업.건설업.음식점업에 종사
2012.05.28 17:22 입력

[시사중국] 국내에서 이주노동을 하는 중국동포들은 취업정보에 대한 접근이 제한돼 특정 업종으로 쏠리거나 지하경제로 스며드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주ㆍ동포정책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 대상 조선족 572명 대부분은 일자리 정보 입수 때 가족ㆍ친척ㆍ고향친구 등 비공식 채널을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한국에 입국 후 첫 직장 관련 도움을 받는 곳으로 ‘가족ㆍ친척(54.6%)’이나 ‘고향 친구(37.5%)’를 꼽았다. ‘직업소개소(34.4%)’를 통해 알아보는 이도 많았다. 하지만 고용센터(6.1%)와 같이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정보는 얻는 경우는 드물었다.


방문취업제로 들어오는 조선족이 현행 제도에서 일자리를 구하려면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취업교육을 받고 고용센터에 구직등록을 한 후 고용센터의 알선이나 자율적인 구직활동을 통해 근로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단, 유료 직업소개소로부터 일자리를 알선 받는 것은 불법이다.


중국동포 대부분이 가족과 친구와 같은 사적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는 것은 공식적인 취업정보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 채 주먹구구식으로 한국노동시장에 편입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구직 시 애로사항으로 많은 조선족이 ‘일자리 정보 부족’(41.5%)을 1순위로 꼽은 것도 이런 점을 잘 나타낸다.


이는 원하는 일자리를 얻는 데 실패하는 원인으로도 작용한다. 조선족 과반이 현재 일하는 일이 한국에 들어오기 전 희망했던 직종과 ‘전혀 다른 일’(37.6%)이거나 ‘별로 유사하지 않다’(16.2%)고 답했다. 이런 ‘닥치는 대로’ 일자리 구하기는 결국 기존에 조선족 인력이 특정 업종으로 집중되는 현상을 가져온다.


법무부 출입국ㆍ외국인정책본부의 업종별 취업개시 신고 현황을 보면 일자리를 구했다고 알린 중국동포 16만6,971명 중 15만여명이 제조업(5만7,965명)과 음식점업(5만2,084명), 건설업(3만9,300명)에서 일하고 있다. 결국 조선족들은 총 36개 업종에서 일할 수 있음에도 태반이 이들 3개 업종에 몰려 있는 것.


또 방문취업제로 들어온 중국동포 29만6,592명 중 56.3%(16만6,971명)만 취업신고 했다는 것은 나머지는 실업상태이거나 아니면 지하경제로 편입된 셈이다. 이는 취업이 허용된 36개 업종 외에서 일하거나 직업소개소와 같이 불법적인 채널을 통해 일자리를 구해 신고할 수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주ㆍ동포정책연구소 곽재석 소장은 “중국동포들의 취업정보와 기회에 대한 접근성이 너무 폐쇄적인 것이 문제”라며 “이들은 자신을 외국인 근로자로 생각하지 않아 현행 외국인근로자센터를 이용하지 않고 있고, 정부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나 사업에 동포들이 애초부터 배제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