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양회로 보는 중국 민중의 변화’
![]() ▲‘정치쇼’ 무대가 된 인민대회당 |
[시사중국] ‘정치쇼’로 불리는 중국의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정치협상회의)가 3월 3일 베이징에서 막이 올랐다. 연기자들은 구태의연하지만 관객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중국 언론은 통상 개회 전부터 새로 당선된 양회 대표들을 소개하며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는데 올해엔 ‘고령 대표’인 선지란(申紀蘭.84)을 소개했다. 하지만 이 보도는 예상 외의 반응을 불러왔다.
보도에 따르면 선지란은 1954년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대표로 발탁된 후 해마다 전인대 대표에 선출된 ‘공화국 역사의 산 증인’이다. 산시(山西)성 핑순(平順) 출신의 노동자인 선지란은 노동 모범에 선출된 후 일약 유명세를 탔으며, 2007년에는 도덕적인 생활로 도덕 모범에 뽑히기도 했다. 현재 80대 중반의 고령이지만 여전히 고향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는 것이 보도의 골자다.
문제는 선씨의 인터뷰다. 그는 “1954년 이후 회의에서 반대표를 던진 적이 한번도 없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거수기’로 불리는 인민대표들에게 염증을 느끼고 있는 중국 네티즌들은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분노하면서 선지란을 맹비난했다.
그러자 지난달 19일, 푸젠성 화교대학 문학과 마오한(毛翰) 교수는 선지란을 옹호하기 위해 자신의 웨이보에 ‘선지란 대표의 노래’라는 글을 올렸다. 이 노래는 중국에서는 누구든 알고 있는 혁명가요 ‘홍호적위대(洪湖赤衛隊)’에서 가사만 바꾼 노래다. “어머니, 내가 죽으면 인민대회당에 묻히게 하되 손은 높이 쳐들게 해주세요, 내가 영원히 의결에 찬성하도록…”
마오 교수의 이 화끈거리는 개사는 네티즌들의 비판 대상이 됐으며 팔로워들도 즉시 그의 ‘노예 근성’을 가차 없이 비판했다. 그리고 더불어 선지란 대표의 각종 거짓말도 폭로됐다.
네티즌의 따르면 선씨의 실체는 다음과 같다. “스스로 농민 대표라고 주장하는 선지란의 남편은 일찍이 도시건설 국장으로 재직했으며 그녀 자신도 성(省) 부녀연합회 주임이었다. 자녀 한 명은 현역 교통국장이고 다른 한명은 식량국 국장으로 재직 중이다. 그녀는 부동산 회사를 경영하며 직접 회장을 맡고 있다. 2008년 회사 매출은 6억 위안을 웃돌았으며 이윤은 7천만 위안이었다. 쓰촨 대지진 발생 후 그녀는 평생 모은 돈이라며 1만 위안을 기부했으며 이로 인해 ‘도덕 모범’으로 선정됐다.”
네티즌들의 비난의 화살은 사실 선지란 개인보다는 그녀의 거짓말 및 공산당 간부·기업 회장·전인대 대표를 한몸에 지닌 독재 정권의 본질로 향하고 있다.
중국 웨이보는 실명제를 사용하고 있지만 최근 네티즌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독재체제를 당당히 비판하고 있다. 게다가 그 비판은 감정적, 표면적인데로부터 이성적, 본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양회’ 대표를 ‘거짓 대표’, ‘당 대표가 대표로 삼은 대표’ 등 야유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또 개막 전, 전 정치국 상무위원이자 중앙 정법위 서기를 맡았던 ‘권력의 핵심’ 저우융캉(周永康)을 공개 비판한 푸즈창(浦志强) 변호사, 천안문 사태나 불합리한 파룬궁 탄압을 재검토하도록 요구하는 의안을 ‘양회’에 제출한 용사도 있다. 이는 모두 유례없는 일로서 질적인 변화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각성한 중국 민중은 독재체제에 대해 무력한 야유에서 유력한 비판으로 전환하고 있다. 공산당에 대한 인식이 표면에서 본질로 깊어지면서 그들의 범죄에 대해서도 과거에 침묵하던 데로부터 과감히 책임을 추궁하는 데로 나아가고 있다. 올해 ‘양회’는 새로운 변화가 없을테지만 중국 민중의 변화는 반드시 새로운 미래를 개창할 것이다.
글/ 청궁(呈工.중화권 시사평론가)
http://sscn.kr/news/view.html?section=1&category=3&item=&no=3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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