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치

시각장애인 천광청의 기적 같은 탈출

차이나소식통 2012. 4. 29. 19:59

시각장애인 천광청의 기적 같은 탈출
2012.04.29 18:17 입력
▲가택연금 중 탈출에 성공한 천광청 변호사가 베이징에서 저명 인권운동가 후자를 만나 밝게 웃고 있다.  

[시사중국] 시각장애인이 칠흑 같은 밤에 높은 콘크리트 담장을 넘고 CCTV 카메라와 보안요원들의 감시를 피해 감금 장소에서 탈출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중국의 저명 시각장애인 인권운동가인 천광청(陳光誠·41) 변호사는 지난 22일 7중8중의 철저한 감시가 이뤄지고 있는 자택을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현지 당국은 천 변호사가 자택을 탈출했다는 사실을 나흘이 지난 뒤에야 알아차렸다.

 

천 변호사의 고향인 산둥(山東)성 둥스구(東師古)촌 주민들도 그저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주민은 BBC방송에, 당국이 천 변호사 자택 주변에 일부러 콘크리트 담장을 세웠고 주변에 CCTV 카메라를 여러대 설치한데다 감시요원도 수십명이나 배치돼 전혀 빠져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작년 12월 천광청을 만나러 갔던 헐리우드 유명 배우 크리스천 베일은 천 변호사의 집에 접근은커녕 마을 입구에서 사복 경찰에 의해 쫓겨났다. 천 변호사를 도와주려는 중국내 인권운동가들도 골목마다 배치된 이들 감시요원들에게 저지당하거나 연행되기 일쑤였다.

 

천 변호사의 탈출을 계획한 미국의 중국인권단체 차이나에이드의 밥 푸(付希秋) 대표는 자신들이 수개월 전부터 치밀한 준비를 해왔다고 밝혔다. 천 변호사의 친구들에 따르면 천 변호사는 감시를 소홀해지게 하기 위해 탈출 몇주전부터 건강상태가 악화된 것처럼 가장해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또 천 변호사는 감시요원들 중 한 명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식의 도움을 줬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천 변호사는 탈출 전날 저녁 핸드폰으로 지원자들과 통화할 수 있었다. 이는 평소에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천 변호사는 한 감시요원이 마실 물을 뜨러가기 위해 자리를 비운 10초 동안을 이용해 담장을 넘었으며, 강을 헤엄쳐 건너는 것을 포함해 겹겹한 감시망을 어렵게 뚫고 지나 20시간 만에야 지원자들과 약속 장소에서 회합할 수 있었다.  

 

천 변호사는 담장을 넘을 때 다리를 다쳤으며 수백번이나 넘어지는 천신만고를 겪었다. 그후 천 변호사는 지원자 허페이룽(何培蓉. 여) 등이 운전하는 차에 앉아 500km 떨어진 베이징에 8시간 만에 가까스로 도착했다. 허페이룽에 따르면, 베이징에 가는 길에서 공안과 쫓고 쫓기는 긴장한 추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베이징에 도착한 다음에는 지원자 7,8명이 천 변호사를 보호하기 위한 필사의 노력을 펼쳤다. 밥 푸 차이나에이드 대표는 당국에 큰 위험을 이번 행동에 동참한 지원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들 지원자들 중 허페이룽과 궈위산(郭玉閃) 그리고 천 변호사가 베이징 주재 미 대사관에 피신해 있다는 소식을 해외 언론에 알린 저명 인권운동가 후자(胡佳)가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천광청 변호사는 중국 당국의 ‘한자녀 정책’에 수반하는 조직적인 강제낙태와 불임수술 실태를 고발했다는 이유로 2006년에 구속되어 교통질서 방해죄 등의 누명을 쓰고 4년 동안 복역했다. 2010년 감옥에서 풀려난 후에는 줄곧 자택 연금 상태에 있었다.


http://sscn.kr/news/view.html?section=1&category=3&no=20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