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택시 민생시찰’ 없었던 일
- 홍콩 신문 특종, 하룻만에 허위보도로 판명‥‘장쩌민 사망’ 오보 연상케해
- 2013.04.19 12:34 입력
![]() ▲4월 18일, 홍콩의 친공산당 언론 대공보는 제6면에서 ‘시진핑 총서기가 나의 차를 탔다’라는 기사를 특종으로 보도했다. |
[시사중국] 홍콩의 친공산당 언론 대공보(大公報)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관한 허위 보도를 내 파장이 일고 있다.
홍콩 대공보 특종 기사
18일 대공보는 ‘베이징 택시 기사의 기우: 시진핑 총서기가 나의 차를 탔다’라는 기사를 특종으로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1일 궈리신(郭立新)이라는 택시 기사는 베이징 구러우(鼓樓) 서대가(西大街) 인근에서 승객 2명을 태웠다. 궈씨는 이들이 시 주석과 수행원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베이징의 대기오염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 이에 대해 조수석에 앉은 승객은 대기오염은 조성되기는 쉬워도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범상치 않은 대화에 상대방을 유심히 살펴본 결과 궈씨는 시 주석을 알아봤다. 그후 두 사람은 택시 기사의 수입과 민생 문제, 당과 정부의 일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에 대해 담론했다. 대화는 댜오위타이(釣魚臺)반점에 도착하기까지 약 26분간 계속됐다. 시 주석은 택시 안에서 궈씨에게 ‘일범풍순(一帆風順)’이라는 글귀도 써줬다.
대공보는 이 보도의 진실성을 증명하기 위해 궈리신의 모습을 공개하고, 그가 액자에 모셔 넣은 시 주석의 ‘일범풍순’ 사인도 공개했다. 또 홈페이지에 따로 코너를 만들어 시 주석의 이동 경로를 그래픽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중국 각 뉴스 사이트들은 이 보도를 일제히 탑으로 전재했다.
제3자의 확인을 거치지 않은데다 한달이나 지난 시점에서 보도가 나왔고, 특히 너무나 파격적이라는 점에서 반신반의하는 반응도 잇따랐지만 많은 네티즌들은 아무런 의심 없이 시 주석에게 환호하며 지지를 나타냈다. 특히 신화통신은 오후 3시쯤 웨이보(微博) 계정을 통해 “교통 부문에 확인해 본 결과 관련 보도가 사실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혀, 대공보 보도에 힘을 실어줬다.
몇 시간 만에 '허위 보도'로 발표
그러나 오후 5시 30분쯤, 신화통신은 말을 바꿔 대공보 보도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는 짧은 보도를 냈다. 몇분 후 인민일보, 중국신문사 등 중국 각 언론사들은 잇따라 대공보 보도를 삭제했다.
대공보도 해당 기사를 삭제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보도내용이 거짓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하지만 택시기사가 거짓말을 한 것인지, 시 주석이 가짜였는지, 아니면 애초부터 보도국에서 기획한 허위보도였는지, 외부 압력을 받은 것은 아닌지 등 내막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최고 지도자에 대해 무조건 찬양하며 허위 보도를 마다하지 않는 중국 관영 언론들의 특성을 볼 때, 신화통신과 대공보가 이번에 스스로 허위 보도라고 밝히며 사과한 것은 오히려 수상하게 느껴지게 한다.
대공보는 홍콩 언론이지만 인민일보나 신화통신과 마찬가지로 공산당의 입장을 전달하는 신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때문에 일반 기사도 2중 3중의 엄격한 심사를 거치야 하고 특히 최고 지도자에 관한 보도는 상부의 허락을 받은 후에야 발표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 개 지면 전체를 차지한 시 주석의 보도가 허위라고 밝힌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설사 허위였다고 하더라도 관영 언론끼리 이런 사실을 폭로하는 경우는 없었다. 베이징 교통 부문을 통해 대공보 보도가 진실하다고 확인했다가 2시간 만에 부인하는 보도를 내보낸 신화사도 허위보도를 한 셈인데 태도가 돌변한 이유를 궁금하게 만든다.
과거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면, 2011년 홍콩 ATV(亞州電視)가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사망 소식을 속보로 전한 후 신화통신이 18시간 지난후 부인한 사건이다. 이 사건 내막은 지금도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의 권력투쟁과 관련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중국 네티즌들은 관영 언론들이 허위·조작 보도를 일삼는 행태에 대해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국가주석을 놓고도 허위보도를 하고, 그것도 스스로 밝혔다는 사실에 놀라워하고 있다. 사건의 진실이야 어찌됐든 네티즌들은 “신화사와 대공보는 이제 안녕이다” “더 이상 믿을 것이 없다” “진정한 언론자유가 실현돼야 한다”며 입을 모았다.
http://sscn.kr/news/view.html?section=1&category=3&no=3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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