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치

‘中공산당 언론통제의 임종’

차이나소식통 2013. 1. 18. 18:37

‘中공산당 언론통제의 임종’

2013.01.18 15:13 입력
▲광둥선 선전부가 바꿔치기한 사설이 발표된 남방주말 신년호

 

[시사중국] 이달 초, 중국 ‘남방주말(南方週末)’ 신문 신년 사설이 현지 광둥성 공산당 선전부의 지시로 대폭 수정되면서 큰 파장이 일었다.

 

남방주말 편집인 및 기자들이 당국의 횡포에 용기를 갖고 맞선 사실은 이미 언론에 많이 소개됐다. 중국 내 언론들의 언론통제에 대한 반항은 이미 수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이들의 ‘반란’은 현재 더욱 본격화 되고 있다.

 

사건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필자가 가장 흥미롭게 주목했던 사실은 기존과 다른 정부측 움직임이었다. 지면 수정을 주도한 것은 틀림없이 광둥성 공산당 선전부지만 이들은 담당 편집인 및 기자들이 휴가를 보내고 있는 틈을 타 일을 벌였다. 휴가가 끝나고 직장으로 돌아온 편집인과 기자들이 사태를 깨닫고 즉시 항의에 나선 것이 사건 발단이다.

 

공산당이라는 절대 권력을 등에 업고 언론 위에 군림해왔던 당선전부가 어느덧 ‘좀도둑’처럼 행동하는 것이 우스꽝스럽게 보이기도 하지만, 이는 무엇보다 그들이 스스로의 힘과 정당성에 대해 자신감을 잃고 있다는 반증이다.

 

특히 사태가 발생한 후 전국 인터넷 여론이 선전부의 행위를 맹비난하고 있는 가운데, 당사자인 광둥성 선전부 책임자는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한 번도 정당성을 주장하지 못했다. 광둥성 당 선전부의 상위 기관인 공산당 중앙선전부 역시 전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비판에 대해 한 번도 반론하지 못했다.

 

중앙선전부의 최대 반격은 고작 ‘환구시보’라는 어용 신문이 게재한 비판 사설을 전국 신문에 전재할 것을 강요한 것뿐이다. 하지만 전적으로 정부를 옹호하는 환구시보 역시 ‘지면 수정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라고 선전부를 떳떳이 옹호하는 내용을 한 줄도 쓰지 못했다. 환구시보가 정권을 위해 내세운 유일한 변명은 “광둥성 선전부가 관여하지 않았다”는 말뿐이었다.

 

다시말해 중앙선전부도, 어용신문인 환구시보도 공산당 언론통제를 ‘올바른 일’이라고 당당히 주장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그들은 오히려 비난 여론에 휩싸였으며 그저 ‘자신들이 하지 않았다’며 발뺌하고 변명하고 있을 뿐이다.

 

당선전부는 이미 절대적 권위와 권력을 갖고 언론을 완벽하게 압살했던 지난날의 위세를 잃었다. 그들은 여전히 절대 권력을 갖고 있지만 대중의 지지는 크게 약화됐다. 그동안 억압 받은 언론인이나 대중들이 목소리를 높여 당당히 항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공산당 권력자들은 오히려 몸을 움츠리고 일반 민중과 공방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사투를 벌이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이 지경에 이른 공산당의 언론통제는 이미 파탄 직전이라고 말할 수 있다. 본인들조차 ‘그것이 올바르다’라고 주장할 수 없게 된 일을 어찌 지속할 수 있단 말인가. 아마 당선전부 뿐만 아니라 당 최고지도부도 언론통제가 이미 무리인 것을 깨닫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남방주말 사건은 공산당 정권의 강권적인 언론통제가 곧 임종을 고할 것임을 의미하는 역사적인 사건일지도 모른다. 언론의 자유와 민주화의 흐름은 이미 아무도 멈출 수 없게 됐다.

 

글/ 스핑(石平 산케이 기고문)

 

※ 스핑 프로필: 1962년 중국 쓰촨성 태생. 베이징대 철학부졸. 88년 일본 방문해 고베대학 대학원 문화학연구과 박사 과정 수료. 민간 연구기관을 거쳐 평론가로 활동. ‘나는 마오쩌둥의 작은 전사였다’ 등 저서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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