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방산(仿山)의 전설’

차이나소식통 2012. 5. 10. 15:17

‘방산(仿山)의 전설’
2012.05.09 18:14 입력
▲현대 여류 중국화가 장취영(章翠英)의 ‘부지차처시수가(不知此處是誰家)’

[시사중국] 산동성 정도(定陶)현 북쪽 60킬로 떨어진 곳에 방산(仿山)이라는 유명한 산이 있다. 옛사람들은 산이 높지 않아도 신선이 있으면 유명하다고 했는데 방산은 높이는 낮지만 산동, 하북, 강소, 안휘성 등에 이름이 알려져 있었다.

 

청나라 말기에 태어난 유청명(劉淸明)은 산동성 유둔(劉屯)촌에 정착해 어려서부터 농사를 짓고 살아온 보통 농민이었다. 30살이 됐을 때 군벌이 와서 마을 장정들을 잡아가자 그는 군인이 되기 싫어 도망쳤다. 유청명은 방산에 도착해 절을 찾아 휴식하려 했다. 이때 갑자기 커다란 절이 보였는데 대문에 ‘방산영성사(仿山靈聖寺)’라는 현판이 보였다. 유청명은 몇 년전 방산에 온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이 절이 없었다. 그는 아마 그 사이에 누군가 돈을 내어 이 절을 지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유청명이 가볍게 문을 세 번 두드렸더니 젊은 스님이 문을 열며 말했다 “시주님 무슨 일이시죠?” 유청명은 합장하며 말했다. “저는 걷다가 피곤하여 잠시 이곳에서 좀 쉴까 합니다! 폐를 끼쳐도 괜찮겠습니까?” 젊은 스님은 그를 데리고 방장 스님을 뵈러갔다.

 

사원은 밝고 예쁘며 경치가 화려했다. 하늘은 높고 맑았으며 풀도 반질반질 윤택을 띠었다. 송백나무는 초록빛이 뚝뚝 떨어지는 듯했고 풍경이 뎅그렁 울렸으며 향을 피우는 연기가 감돌았다. 누대의 전각은 오색찬란했고 고대 복장을 한 남녀가 즐겁게 유유자적했다. 유청명은 이 아름다운 경치를 걸어가면서 다 볼 수 없어서 걸음을 몇 번이나 멈췄다.

 

방장 스님은 유청명이 온 것을 이미 알고 있었으며 객실에서 그를 접대했다. 비록 간소했지만 매우 맛이 있었다. 식사 후 방장이 말했다. “우리는 비록 지척에 있지만 왕래한 적이 없는데 이번에 만난 것도 연분입니다. 제게 고서가 하나 있는데 사람의 운명과 길흉화복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것으로 호구지책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함부로 천기를 누설하면 안 되며 인간 세상의 질서를 어지럽히면 안 됩니다.” 유청명은 보서를 받아들고 즐겁게 밖으로 나와 피난하러온 것을 잊어버리고 즉시 방장 스님과 작별하고 유둔촌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는 절 대문을 나서서 고개를 돌려 스님과 작별 인사를 하려 했는데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절의 종적 없이 사라졌고 눈앞에는 황량한 벌판뿐이었으며 먼 곳에 다 허물어진 절이 하나 있을 뿐이었다. 마치 꿈을 꾼 듯하여 품을 더듬어 보니 책은 아직 품속에 있었다. 그는 흐리멍덩하게 집으로 가는 길을 밟았다. 보니 원래 좁은 길이 넓혀져 있었고 마을도 크게 변했으며 집도 다 새로 지어져 유청명은 유둔으로 가는 옛길을 찾을 수 없었다. 길가 사람들에게 물어보아 겨우 유둔으로 가는 길을 찾았다. 그러나 이미 흙집은 없어져 보이지 않았고 큰길 양쪽에 다 벽돌, 청기와로 지은 집들이었다. 유청명은 온 마을을 다녔지만 아무리 해도 자기 집을 찾을 수 없었다. 온 마을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자기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다. 그는 매우 생소한 곳에 온 것 같았다.

 

나이가 80이 넘어 보이는 노인이 문 앞 돌 위에 앉아 쉬고 있는 것을 보고 다가가 물었다. “노인장, 이 마을에 유청명이라는 사람이 있습니까?” 노인은 가늘게 눈을 뜨고 눈앞의 젊은이를 헤아려 보더니 천천히 말했다. “자네가 그를 어떻게 아는가? 이 마을에 나 외에 그를 아는 사람이 몇 안 될 텐데. 우리 둘은 어려서부터 함께 놀았지. 그 아들도 이미 세상을 떠났고 손자는 아직 심수(深圳)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손자는 할아버지 얼굴을 본적이 없고 이름도 모를걸. 50 몇 년 전 청명은 가출했는데 줄곧 무소식이었고 아마 살아있다면 80 몇 살은 됐을 거야.” 유청명이 노인의 말을 듣고 의심이 나서 말했다. “저를 잘 보세요. 그 당시 유청명 같지 않습니까?” 노인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한번 살피더니 “마치 좀 그런 것 같네만, 기억이 똑똑하지 못해서…. 반평생 이전의 일이라 어찌 잘 알겠나. 한 마을에 살아서 이름은 잊지 않는데 모습은 정확히 기억 못하네.”

 

유청명은 다짜고짜 말했다. “이건 매우 기이한 일입니다. 저는 줄곧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데 노인은 연세가 있으니 보고 들은 것이 많겠지요? 내가 바로 이 마을의 유청명입니다. 어제 군벌이 장정을 잡아가는 것을 보고 방산으로 도망쳤는데 그곳에서 밥한 끼 먹고 돌아오니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우리 마을도 몰라보겠고 남녀노소 아무도 나를 몰라보고 나도 저 사람들을 몰라보겠습니다. 이게 어찌된 일죠?” 노인은 이 말을 듣고 머리를 긁으며 한참을 생각하다가 무릎을 탁 치며 말했다. “알았다, 알았어. 알고 보니 노인들이 말한 전설이 사실이구만. 하늘에서 딱 하루가 흘렀는데 지상에서는 이미 천년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자네가 어제 본 방산에서 본 것은 낡은 절이 아니라 분명 신선이 만들어낸 절이며 그곳은 천당 같은 곳이지. 그곳에서 밥 한 끼 할 시간이면 인간 이곳에서 이미 50여 년이라네, 내 말이 맞을거야.” 노인의 말은 유청명을 문득 깨우쳤다. 유청명은 갑자기 활짝 말했다. “당신 말이 맞습니다. 내가 절 문을 떠날 때 절은 종적도 없이 사라졌어요. 이것도 내 전세에 쌓은 덕인가 보네요. 내가 인연이 있어 직접 신선을 만났군요. 신선이 내게 책을 하나주었습니다!”

 

유청명은 품에서 누런 표지의 책을 꺼냈다. 노인이 한번 보더니 말했다. “자네 말대로라면 이 책은 천서라고 할 수 있으니 가치를 헤아릴 수 없는 보물이야. 위로는 천문, 아래로는 지리를 통달하여 우주의 건곤을 가슴속에 품은 것과 같으니 천하를 돌아다녀도 굶지는 않겠네. 자네는 지금 젊으니 앞날이 무량하겠어. 축하하네!”

 

이때부터 유청명은 고향을 떠나 사방으로 유랑했다. 이후 산동과 주변 성에서는 백세를 먹은 유선생이라는 인물이 유명해졌는데 점치기와 풍수가 매우 정확하다고 했다. 당시 그는 얼굴이 붉고 정신이 또렷해 도무지 백세 노인 같지 않고 그저 4,50대 중년으로 보였다고 한다. /글: 설연(雪蓮-正見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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