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인류 역사를 바꾼 전염병들(上)

차이나소식통 2013. 4. 17. 20:24

인류 역사를 바꾼 전염병들(上)
2013.04.17 17:22 입력

[시사중국] 과거 여러 문명을 강타한 전염병이 오늘날 재차 닥친다면 지구의 종말이 온 것처럼 느낄 것이다. 옛 사람들은 전염병을 주로 인간들의 죄에 대한 신의 징벌로 받아들였다. 인류 역사를 바꾼 대규모 전염병들을 알아보자.

 

 

아테네 급성 전염병

 

BC 430년경 아테네에서 처음으로 발병한 전염병으로 당시 아테네 시민 4분의 1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환자의 증상을 묘사한 역사학자 투키디데스의 기록에 따르면 이 전염병은 고열, 구갈, 염증, 흉통, 구토, 궤양 등 증상이 나타났다. 살아남아도 손가락이나 발가락 절단, 기억상실 등 후유증을 앓는 경우가 많았다. 개와 까마귀, 독수리 등도 같이 죽어나갔다.

 

전쟁 초기 아테네의 전력은 스파르타보다 우세했다. 하지만 이 전염병의 창궐로 인해 전력이 크게 약해진 아테네는 결국 스파르타가 중심이 된 펠로폰네소스 동맹에 패전하게 된다. 아테네 전염병이 정확히 어떤 병이었는지는 아직까지 확실치 않다.

 

 

로마 붕괴를 초래한 전염병들

 

로마는 2세기 중반부터 장티푸스, 홍역 등 각종 전염병이 창궐했지만 그 중 대표적인 전염병은 서기 165~180년 사이에 유행한 이른바 안토니우스 전염병이다. 천연두로 짐작되는 이 전염병은 시리아에 주둔했던 로마 군인들이 귀국하면서 퍼지기 시작했다.

 

이 전염병이 한창 유행하던 시기에는 하루에 로마인 2,000명이 사망했으며 15년 동안 유럽 전역에서는 무려 500만 명이 죽었다. 서기 251~266년에는 성 키프리아누스 역병이 또다시 로마를 강타했다. 심할 때는 하루에 로마에서만 5,000명이 죽기도 했는데 로마인의 3분의 1이 사망할 정도로 위력을 떨쳤다.

 

 

1차 페스트, 유스티아누스 전염병

 

또 541년부터 750년 사이에는 이집트에서 전파된 유스티아누스 전염병이 동로마제국에 상륙해 수도 수도 콘스탄티노플 및 기타 지역 40% 주민이 사망했다. 극심할 때는 하루에 1만명이 사망하기도 했으며 매장된 시체가 100층을 넘을 정도였다고 한다. 결국 동로마제국 인구의 4분의 1, 유럽 전체 인구의 절반이 이 전염병으로 사망했다.

 

유스티아누스 전염병의 주된 증상은 발열, 림프선 종창, 환각 등이다. 발병 후 5일 정도가 지나면 감염자의 절반 이상이 죽을 정도로 치명적이었다. 유스티아누스 역병의 정체는 페스트라는 것이 정설이다.

 

결국 로마가 전염병을 비롯한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 무너지면서 제국시대는 끝이 나고 중세 봉건시대로 돌입하게 된다.

 

유럽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흑사병

 

당시 피부의 검은 반점 때문에 흑사병으로 불렸던 페스트는 중국과 아시아 내륙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1347년 몽골제국의 킵차크칸국 군대가 크림반도에서 페스트 환자의 시체를 도시 속으로 쏘아 보냄으로써 유럽인들에게 전파됐다.

 

킵차크 군이 시신을 쏘아 보낸 이후 불과 6년간 유럽 전역에서 2,000~3,000만명이 페스트로 사망했다. 이는 당시 유럽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이 병은 어깨 밑, 서혜부, 목과 귀 뒤에 생기는 달걀 크기의 종창을 동반해 당시 사람들에게는 천벌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무시무시하고 불가항력적인 재앙이었다.

 

페스트는 이후에도 18세기까지 유럽을 주기적으로 강타해 100여 회의 크고 작은 유행을 일으키며 중세시대의 몰락에 큰 영향을 주었다.

 

 

아메리카 대륙을 점령한 유럽의 전염병

 

일반인들은 흔히 신대륙으로 건너간 유럽인들이 총칼로 인디언을 제압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인디언 제압에 더욱 큰 영향력을 미친 것은 유럽인들이 가져간 전염병이었다. 원래 아메리카 대륙에는 유럽에서 막대한 인명을 살상하던 전염병이 유행하지 않았다.

 

천연두, 홍역, 인플루엔자 등 전염병은 이렇다 할 면역력이 없었던 인디언들 사이에서는 파괴적인 위력을 발휘했다. 16세기 카나리 군도의 전 인구가 천연두로 전멸했으며, 히스파뇰라에서는 원주민의 절반이 천연두로 죽었다.

 

일부에서는 유럽인들의 신대륙 개척 당시 살고 있던 아메리카 인디언 가운데 95%는 유럽발 전염병으로 사망했다는 시각도 있다.


http://sscn.kr/news/view.html?section=2&category=78&no=39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