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중인 티베트 작가, 美여성상 수상
- 연금 중인 티베트 작가, 美여성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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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3.07 16:58 입력
![]() ▲티베트 여류 작가 웨이써 |
[시사중국] 중국 당국의 티베트 탄압 상황을 전해왔던 티베트 여류 작가 웨이써(唯色.우에세르)가 미국 국무부가 주는 ‘용기 있는 세계 여성상(International Women of Courage Award)’을 수상했다.
현재 베이징에 거주 중인 웨이써는 해외 언론이나 자신의 블로그를 이용해 티베트인을 대신해 현지 상황 및 목소리를 전해왔다.
미 국무부는 웨이써의 수상 이유에 대해 “중국 대륙 인권운동가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하는 그녀는 공개적으로 티베트 인권 상황을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무부는 또 웨이써의 블로그 ‘숨겨진 티베트 (http://woeser.middle-way.net)’를 “중국 정부의 영향으로 정보가 통제되어 외부에 의사를 표현할 수 없었던 수백만 티베트인의 목소리를 전달한다”고 표현했다.
웨이써는 수상 후 인도 다람살라의 티베트 매체 파율(Phayul)에 “미국에 감사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상을 받을 수 없다. 나는 가택연금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녀는 또 “이 상을 (분신한) 100명에 바친다”라고 말했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106명의 티베트인이 중국 당국의 탄압에 항의하며 분신을 시도하다 사망했다.
중국 당국은 웨이써의 수상에 침묵을 지키고 있다. ‘용기 있는 세계 여성상’ 수상식은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국무부에서 개최되며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도 참가할 예정이다.
‘세뇌에서 벗어나 진실 찾기 결심’
웨이써는 티베트 수도 라싸에서 티베트인 어머니와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를 지낸 한족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중국인 학교를 다녀 티베트말은 하지 못한다. 그녀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고하며 “나는 어려서부터 세뇌를 받았다”고 말했다.
1990년 라싸로 돌아가 출판사에서 일하던 그녀는 존 애버든의 ‘설국으로부터의 망명’을 읽고 충격에 빠졌다. 공안당국의 눈을 피해 티베트로 밀수입된 이 책에서 중국의 티베트 탄압과 달라이 라마의 인도 망명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처음 알게 됐다. 책을 믿을 수 없었던 그녀는 아버지에게 직접 이런 내용이 사실이냐고 묻자 아버지는 “70%는 맞다”고 답했다.
이후 그녀는 ‘진실’을 쓰기로 결심했다. 그녀가 6년 동안 70여 명의 사람들을 취재해 쓴 ‘티베트의 기억(西藏記憶)’에는 300여장의 흑백사진이 실려 있다. 이들 사진은 중국이 문화혁명기에 티베트를 어떻게 모독했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라마승들은 공포에 떨며 서 있었고 홍위병들은 그들 얼굴에 검은색 잉크로 수염과 안경을 그려 넣었다. 머리엔 반동분자, 착취계급이란 글자가 새겨진 고깔모자가 씌웠다.
2003년에는 또 다른 책 ‘티베트 노트(西藏筆記)’가 출간됐으나 이 책은 재판이 금지된다. 출판사는 ‘심각한 정치적 실수’를 저지른 혐의로 혼쭐이 났고 그녀 역시 티베트 문학협회에서 축출당했다.
하지만 그런 핍박도 웨이써의 진실을 찾으려는 노력을 막진 못했다. 그녀는 지금도 베이징의 한 아파트에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로비 바네트 콜롬비아대 교수는 “그녀는 많은 티베트인들의 생각과 영감을 표현하는 끊어지지 않는 목소리”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