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를 지킨 제갈량
- 신의를 지킨 제갈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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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2.21 18:2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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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후이왕] 중국 삼국시대, 촉나라의 승상이었던 제갈량이 4번째 위나라 정벌을 시작했다.
당시 위나라 황제 조예가 직접 전투를 지휘했으며 사마의는 30만 대군을 거느리고 촉나라 기산을 치게 했다. 우세한 병력으로 도도하게 밀려드는 위나라의 대군에 맞서 제갈량도 적을 가볍게 보지 못하고 병사들에게 요지를 점거해 진을 치게 했다.
촉나라 장군 양의는 이전 몇 차례 파병에서 군사들이 피로에 지쳤고 식량보급도 부족하다고 보고 이에 병력을 두 개 조로 나눠 석 달씩 돌아가면서 기산을 지키자고 했다. 즉, 2교대로 서로 순환하며 지키면 병력도 부족하지도 않고 서서히 중원을 차지할 수 있으리란 계산이었다.
제갈량도 이 의견이 좋다고 여겨 병력을 두 조로 나눈 후 100일을 기한으로 교대하게 하고 기한을 어기는 자는 군법에 따라 처리하게 했다.
어느 덧 100일 기한이 도래하자 양의가 장막에 들어와 제갈량에게 알렸다. “승상께서 본래 100일을 기한으로 교대하라고 하셨는네 지금 이미 기한이 되었습니다. 8만 병사들이 이미 교대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그러자 제갈량이 “명령이 내려졌으니 신속히 시행하도록 하라”고 했다. 병사들은 이 소식을 듣고 기뻐하며 각자 고향으로 떠날 채비를 했다.
하지만 바로 이때 급보가 날아 들어왔다. 적군이 20만 병력을 이끌고 기습을 하러 온다는 소식이었다. 촉나라 병사들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위급한 시각에 장수들은 제갈량에게 진언했다. “위나라 병사들이 급박하게 밀어닥치니 승상께서 현재 있는 병력을 남겨 적을 물리치신 후 나중에 다시 교대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제갈량은 일언지하에 이를 거절했다. “그럴 수는 없다. 내가 병사들을 거느림에 신뢰를 근본으로 했다. 기왕에 교대 명령이 내려졌는데 어찌 이를 어길 수 있는가? 또한 이곳을 지키던 촉나라 병사들은 이미 고향으로 돌아갈 준비를 마쳤고 그들의 부모처자들이 모두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내 비록 오늘 큰 어려움에 처하긴 했지만 결코 그들을 붙잡아 둘 순 없다.” 아울러 전령을 보내 임무를 끝낸 병사들은 당일 즉시 떠나도록 했다.
이 명령이 전해지자 모든 병사들은 큰 감동을 받았다. 병사들은 오히려 앞다퉈 군영에 남아 참전하길 원했다. “승상께서 우리에게 이렇게 큰 은혜를 주시니 우리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각자 목숨을 걸고 위나라 군대를 크게 무찔러 승상의 은혜에 보답하자!”
이에 제갈량이 말했다. “그대들은 마땅히 집에 돌아가야 하거늘 어찌하여 아직 이곳에 남아 있는가?” 하지만 많은 병사들이 모두 출전을 원했다. 제갈량이 긴박한 순간에도 신의를 지키자 하늘도 감동했는지 병사들이 앞 다퉈 용맹을 떨쳤다. 촉나라 병사들은 모두 선봉에 서기를 원하며 사기가 크게 올라갔다.
결국 사기가 오른 촉나라 병사들은 공격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한꺼번에 달려나가 일당십으로 위나라 군을 물리쳐 대승을 거뒀다. 승리를 확인한 제갈량은 성을 나서 직접 병사들을 위로했으며 촉나라 군영에는 환호소리가 울려 퍼졌다.
제갈량은 사람이 신뢰가 없으면 설 수 없고 나라에 신뢰가 없으면 민심을 모두 잃는다고 했다. 스스로 신뢰를 지킬 수 있어야 남도 비로소 그를 믿게 된다. 만약 스스로 신뢰를 어긴다면 남도 그를 믿지 않을 것이다.
http://sscn.kr/news/view.html?section=2&category=10&no=36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