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간접 선거’에 대한 불신 고조
- 홍콩서 ‘간접 선거’에 대한 불신 고조
- 친중국 유력 후보와 현역 행정장관, 추문에 휩싸여
- 2012.02.28 12:07 입력
![]() ▲28일 베이징의 지지를 얻고 있는 량전잉(梁振英)(좌)과 헨리 탕(唐英年)(우)이 홍콩 행정장관 후보 등록을 마쳤다. |
[시사중국] 내달 25일 행정장관 선거를 코앞에 앞두고 홍콩에서 정치인들의 추문이 잇따라 폭로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28일 홍콩 행정장관 후보 등록이 끝났다. 베이징의 지지를 얻고 있는 헨리 탕(唐英年.59)은 선거위원 378명의 추천을 얻어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헨리 탕은 홍콩의 총리격인 정무사장(政務司長)을 지냈다. 그가 최근 불륜과 ‘호화 지하실’ 파문에도 불구하고 높은 지지를 얻은 것은 재계와 정치계 출신 선거위원들이 전폭적으로 밀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정부 자문기구인 행정회의 소집인 출신으로 ‘홍콩의 지하 공산당원’으로 불리는 량전잉(梁振英.57)도 예상보다 높은 292명의 추천을 얻었으며, 민주파 의원 허쥔런(何俊仁)은 185명의 추천을 받아 역시 후보 등록에 유효한 150개 이상의 추천표를 얻었다.
하지만 친중국파인 쩡위청(曾鈺成) 홍콩입법회 주석은 ‘간접 선거’를 통해 치러지는 홍콩 행정장관 선거가 공정성과 신뢰를 잃었다면서 후보 등록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쩡위청의 선거 퇴출은 홍콩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퇴임을 앞두고 있는 도널드 창(曾蔭權) 홍콩 행정장관은 마카오에서 호화 요트에 탑승하고 카지노 거물들과 저녁식사를 한 사실이 드러난데 이어 퇴임후 거주할 초호화 주택을 중국 선전(深圳)시에서 시세보다 싸게 임대받았다는 의혹이 일면서 구설수에 올랐으며 반부패 관련법 위반 여부 확인을 위해 조사를 받고 있다.
홍콩 정치인들이 이처럼 부패하게 된 것은 베이징 정권이 홍콩의 행정장관 선거를 전체 홍콩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직접 선거가 아닌 간접 선거로 치르도록 규정하고, 공산당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후보가 선출되도록 선거에 개입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홍콩의 행정장관은 각계 대표 1,200명으로 구성된 선거위원회를 통해 간접 선출된다. 홍콩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로 이번 선거는 지난해 새로 바뀐 행정장관 선출법에 의해 13년 만에 선거위원회 규모를 800명에서 1,200명으로 늘렸다.
http://sscn.kr/news/view.html?section=1&category=3&no=18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