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문경지교(刎頸之交)

차이나소식통 2012. 8. 31. 18:41

문경지교(刎頸之交)
2012.08.31 17:23 입력

[시사중국] 문경지교(刎頸之交)란 서로 죽음을 대신할 수 있을 만큼 막역한 사이, 즉 벗을 위해서라면 대신 목이 잘려도 여한이 없을 만큼 친밀한 사이를 이르는 말이다.

 

이 말은 춘추 전국시대 조나라의 재상 인상여(藺相如)와 명장 염파(廉頗)의 우정에서 나왔다. 조나라 혜문왕 시기, 환관 무현(繆賢)의 시종 중에 인상여라는 사람이 있었다. 인상여는 그는 천하명옥인 화씨지벽(和氏之璧)을 진나라의 소양왕에게 빼앗길 뻔한 상황에서 기지를 발휘해 안전하게 찾아옴으로서 상대부(上大夫)라는 높은 지위를 얻게 됐다.

 

그리고 3년 후 소양왕은 또 혜문왕을 욕보이려 했으나 인상여가 오히려 소양왕을 망신주어 쫓아보냈다. 이 공로로 인상여는 순식간에 종일품 자리인 상경(上卿)까지 오르게 됐으며 조나라의 명장인 염파보다 더 높아졌다.

 

이에 백전노장 염파는 분개하여 말했다. “나는 전쟁터를 누비며 성을 쳐서 빼앗고 들에서 적을 무찔러 공을 세웠다. 그런데 입 밖에 놀린 것이 없는 환관의 시종 따위가 나보다 윗자리에 앉다니! 내가 어찌 그런 놈 밑에 있을 수 있겠는가. 언젠가 그놈을 만나면 망신을 주고말테다”라고 공공연히 말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인상여는 그를 피하게 됐다.

 

인상여는 이후 어디를 가든 염파와 부딪히는 자리는 피하고 심지어 궁에 들어가지도 않았다. 이에 인상여의 부하가 그의 비겁한 행동에 수치심을 느끼고 인상여를 떠나려 했다.

 

떠나려는 부하를 붙잡고 인상여가 질문했다. “자네는 염파와 진나라 소양왕 중 누가 더 두려운가?” 이에 그의 부하가 대답했다. “당연히 소양왕이지요.” 인상여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그 소양왕도 두려워하지 않고 그의 면전에서 그를 망신 준 사람이다. 그런 내가 염파를 두려워하겠느냐?”

 

이 말에 그의 부하가 인상여에게 물어보았다. “그러면 왜 염파 장군을 피하시는지요?” 인상여는 말했다. “진나라 소양왕은 염파 장군을 두려워하고 있지. 그러기에 그가 조나라에 함부로 쳐들어오지 못하는 것이네. 만약 우리 둘이 싸움을 벌인다면 소양왕이 곧바로 쳐들어와서 우리나라는 망할 것이네.”

 

이런 말을 들은 그의 부하는 무릎을 꿇었고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염파 또한 인상여의 넓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그를 질투하던 자신이 크게 부끄러웠다. 참지 못한 염파는 곧 웃통을 벗은 다음 태형(笞刑)에 쓰이는 형장(荊杖)을 짊어지고 인상여를 찾아가 섬돌 아래 무릎을 꿇었다.

 

“내가 미욱해서 대감의 높은 뜻을 미처 헤아리지 못했소이다. 어서 나에게 벌하시오”하고 염파는 진심으로 사죄했다. 인상여는 염파를 일으켜 세우고 그 날부터 두 사람은 두 사람은 죽음을 같이 약속한 벗이 되었으니 이를 ‘문경지교’라고 한다.

 

이 이야기는 ‘장상화(將相和-재상과 명장의 화해)’라고도 부르며 이후 중국 전통 경극으로도 만들어졌다.

 

-사기(史記) 염파인상여열전(廉頗藺相如列傳)에서 정리


http://sscn.kr/news/view.html?section=2&category=10&no=2759